건강검진 결과지에서 HDL-C(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) 수치가 높게 나오면 대개 안심부터 합니다. '좋은 콜레스테롤'이니 높을수록 좋다는 통념 때문입니다. 그런데 피터 아티아 박사(Peter Attia MD) 연구팀은 2026년 6월 27일 글에서 "HDL-C 수치가 높다고 심혈관 건강이 보장되지는 않는다"고 짚었습니다. 한국 데이터는 어떨까요?
'좋은 콜레스테롤'이라는 이름이 가린 한 가지
아티아 연구팀이 가장 먼저 강조한 점은, 검사지에 찍히는 HDL-C 숫자가 HDL의 '기능'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. HDL-C는 혈액 속 HDL 입자들이 운반하는 콜레스테롤의 총량을 잰 값일 뿐, 입자가 몇 개인지,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,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는 보여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.
| 검사지의 HDL-C가 알려 주는 것 / 알려 주지 못하는 것 | 내용 |
|---|---|
| 알려 주는 것 | 일정 혈장 부피 안 HDL 입자들이 운반하는 콜레스테롤 총량 |
| 알려 주지 못하는 것 ① | HDL 입자가 몇 개인지(입자 수) |
| 알려 주지 못하는 것 ② | 입자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|
| 알려 주지 못하는 것 ③ | 입자가 제 기능을 잘 수행하는지 |
자료를 살펴보며 눈에 띈 점은, '수치'와 '기능'을 가르는 이 구분이 통념과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것입니다. 아티아 연구팀은 HDL 입자가 수십 가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지만, 그 기능을 임상 현장의 의사가 측정할 수 있는 검사는 아직 없다고 설명합니다. 다시 말해 우리가 손에 쥔 HDL-C 숫자는 HDL이 실제로 일을 잘하는지를 알려 주는 지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. 높은 HDL-C를 자동으로 '안전'으로 읽어 온 습관이, 정작 가장 중요한 정보를 비켜 가고 있었던 셈입니다.
너무 높은 HDL-C, 미국과 한국 데이터가 같은 그림을 그렸습니다
흥미로운 점은, HDL-C와 사망 위험의 관계를 같은 방식(전체 사망률과의 연관, U자형 곡선, 성별 차이)으로 본 자료가 미국과 한국 양쪽에 모두 있다는 것입니다. 두 자료는 측정한 지표가 동일해 직접 비교가 가능합니다. 아래는 아티아 연구팀이 인용한 미국·국제 데이터와, 한국 코호트 연구를 같은 기준으로 나란히 둔 표입니다.
| 구분 | 아티아 연구팀 인용(미국·국제) | KoGES-HEXA(한국) |
|---|---|---|
| 관계의 형태 | HDL-C와 사망률의 U자형 | HDL-C와 전체 사망률의 U자형 |
| 위험이 다시 오르는 구간 | 대체로 80mg/dL 초과 | 남성 80mg/dL 초과 |
| 더 뚜렷한 성별 | 남성에서 더 두드러짐 | 남성에서 더 두드러짐 |
| 최고 구간 위험도 | (수치 명시 없음, 경향 보고) | 남성 최고군 HR 1.31 (95% CI 1.01–1.71) |
| 발표 시점 | 2026년 | 2025년 5월 |
같은 U자형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. 한국 KoGES-HEXA 연구(40세 이상 비당뇨 남녀, 평균 11.7년 추적)에서도 HDL-C가 너무 낮을 때뿐 아니라 너무 높을 때 사망 위험이 다시 오르는 경향이 보고됐습니다. 특히 남성에서 이 U자형이 뚜렷했는데, HDL-C가 가장 높은 군의 전체 사망 위험비는 1.31(95% 신뢰구간 1.01–1.71)로 나타났습니다. 아티아 연구팀이 인용한 자료에서도 위험이 다시 오르는 구간이 대체로 80mg/dL 초과였고 남성에서 더 두드러진다고 보고됐는데, 한국 자료의 80mg/dL 초과·남성 패턴과 결이 같습니다. 한쪽 데이터로 다른 쪽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, 서로 다른 모집단에서 같은 방향의 경향이 관찰됐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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💡 빠른 팁 검진 결과지에서 HDL-C가 유난히 높게 나왔다면, '무조건 좋다'로 끝내지 말고 다음 진료 때 담당 의사와 수치의 맥락을 함께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. |
같은 'U자'라도 수치 기준은 함부로 겹쳐 읽지 않는 게 좋습니다
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. 미국과 한국 자료가 같은 U자형을 그렸다고 해서, 위험 구간을 정하는 mg/dL 기준선까지 똑같이 옮겨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. 모집단과 분석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.
| 항목 | 아티아 연구팀 인용 | KoGES-HEXA(한국, 비당뇨) |
|---|---|---|
| 위험 낮은 참고 구간 | (별도 명시 없음) | 남성 40–60mg/dL · 여성 50–75mg/dL |
| 위험 다시 오르는 구간 | 대체로 80mg/dL 초과 | 남성 80mg/dL 초과 · 여성 100mg/dL 초과 |
| 대상 | 일반 인구·대규모 메타분석 | 40세 이상 비당뇨 한국인 |
아티아 연구팀의 글에는 한국 코호트와 똑같은 형태의 '참고 구간' 수치가 그대로 제시돼 있지는 않습니다. 그래서 같은 U자형 경향은 직접 비교하되, '몇 mg/dL부터 위험'이라는 구체적 기준선은 두 자료를 1:1로 포개 읽지 않는 편이 정확합니다. 한국 연구에서 위험이 가장 낮았던 구간은 남성 40–60mg/dL, 여성 50–75mg/dL였고, 위험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 지점은 남성 80mg/dL 초과, 여성 100mg/dL 초과였습니다. 이런 수치는 어디까지나 해당 연구 집단에서 관찰된 연관성이며, 개인의 위험은 나이·성별·다른 지질 수치·기존 질환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. 같은 80mg/dL이라도 사람마다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.
왜 '높을수록 좋다'는 단순한 그림이 흔들렸을까요
높은 HDL-C가 곧 보호 효과라는 가정이 흔들린 데에는 여러 줄기의 근거가 겹쳐 있습니다. 아티아 연구팀은 HDL-C를 끌어올리는 약물 개입(나이아신, 피브레이트, 그리고 토르세트라핍 같은 CETP 억제제)이 대규모 임상에서 HDL-C는 크게 올렸지만 기대했던 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정리합니다. 수치만 올린다고 결과가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. 유전적 근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. 연구팀은 SCARB1 유전자의 특정 변이를 가진 사람들이 HDL-C는 높으면서도 오히려 심혈관 위험이 높았던 사례를 인용합니다. 여기에 더해, HDL-C가 매우 높았던 환자군(중앙값 98mg/dL)에서 약 절반이 관상동맥 석회화가 검출됐다는 코호트 결과도 함께 제시됩니다. 즉 '수치가 높다'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혈관이 깨끗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그림이, 약물·유전·영상 세 갈래에서 동시에 그려진 셈입니다. 한국 KoGES-HEXA에서 너무 높은 HDL-C가 남성 사망 위험과 연관됐던 결과도, 이 큰 흐름과 따로 놀지 않습니다.
검진 결과지를 다시 볼 때 점검해 볼 것
이 자료들을 본 뒤 한국 독자가 검진 결과지를 다시 펼친다면, 몇 가지를 차분히 짚어 볼 수 있습니다.
□ HDL-C 한 줄만 보고 안심하거나 불안해하지 말고, 총콜레스테롤·LDL·중성지방 등 전체 지질 묶음을 함께 확인합니다.
□ HDL-C가 유난히 높거나 낮게 나왔다면, 다음 진료 때 "이 수치를 제 경우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" 담당 의사에게 직접 질문할 항목으로 메모해 둡니다.
□ HDL-C를 약으로 인위적으로 올리는 결정은 본문 정보가 아니라 반드시 진료를 통해 판단합니다. 수치를 올린다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단순 도식은 위 임상 결과에서 성립하지 않았습니다.
□ 가족력·흡연·혈압 등 다른 위험 요인과 묶어서 보는 것이, HDL-C 한 숫자에 매달리는 것보다 전체 그림을 읽는 데 도움이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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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일반 정보 제공을 위한 인사이트 큐레이션이며, 의료·금융·법률 결정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.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 |
출처
- Lauren Fritsch, Tom Dayspring, Michael Rae, Peter Attia (2026). The trouble with "good cholesterol" — Peter Attia MD.
- Ryu, Jung, Heo, Park, Lee (2025). Extremely high HDL cholesterol paradoxically increases the risk of all-cause mortality in non-diabetic males from the Korean population (KoGES-HEXA) — Frontiers in Medicine, 2025년 5월.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