행복을 오래 연구해 온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의 소냐 류보머스키(Sonja Lyubomirsky) 교수와, 관계 과학이라는 분야를 세운 로체스터대의 해리 라이스(Harry Reis) 교수가 7년간 머리를 맞댔습니다.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단순했습니다.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"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가"였다는 것입니다. 그런데 미국 성인 약 2천 명에게 "사랑받기 위해 무엇을 하느냐"고 물었더니, 많은 이들이 답을 어려워했다고 합니다. 두 연구자는 우리가 사랑받기 위해 흔히 붙드는 다섯 가지 오해를 짚었는데, 한 번 살펴보면 의외로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 많습니다. 두 사람이 나란히 꼽은 그 다섯 가지를 차례로 풀어 봅니다.
5위. 더 매력적이라면
첫 번째 오해는 "내가 더 매력적이고, 더 힘 있고, 더 성공했더라면 사랑받았을 텐데"라는 생각입니다. 외모나 지위, 성취 같은 겉으로 드러나는 조건을 끌어올리면 사랑이 따라온다는 믿음이지요. 두 연구자는 이런 믿음이 정작 우리를 사랑받게 만들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. 조건을 갖추는 데 마음을 쏟을수록, 정작 상대가 알아야 할 '깊은 나'는 가려지기 때문입니다. 류보머스키 교수가 인용한 한 추적 연구에서는 대학 시절 부유함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던 학생 1만 2,894명이 20년 뒤 오히려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. 명함의 무게가 곧 행복의 무게는 아니라는 이야기로, 한국의 30~50대 직장인에게도 한 번쯤 멈춰 서게 하는 대목입니다.
4위. 장점을 알리려는 마음
두 번째 오해는 "내 좋은 점과 성과를 상대가 확실히 알게 하면 더 사랑받을 것"이라는 생각입니다.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다듬고 포장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쓰는 경우입니다. 두 연구자는 이런 '이미지 관리'가 오히려 진짜 친밀함을 막는다고 봅니다. 상대가 보는 것은 잘 정돈된 표면일 뿐,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. 사랑받는 느낌은 좋은 모습을 보여 줄 때가 아니라, 솔직하게 나를 열어 보일 때 자라난다는 설명입니다. 직장에서 늘 유능한 모습만 보여 온 사람일수록, 가까운 관계에서도 같은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됩니다.
3위. 약점을 숨기는 습관
세 번째 오해는 "내 부족한 점을 잘 감추면 사랑받을 것"이라는 생각입니다. 실수나 약한 모습을 들키면 멀어질까 봐, 단단한 겉모습 뒤로 자신을 숨기는 태도입니다. 그런데 두 연구자는 이 지점에서 사랑이 오히려 멀어진다고 짚습니다. 약점을 모두 감춘 사람은 안전해 보일지 몰라도, 상대 입장에서는 '아직 잘 모르는 사람'으로 남기 때문입니다. 약점을 조금씩 내보이는 취약함이야말로 깊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통로라는 설명이, 자료를 살펴보며 가장 마음에 남았습니다. 완벽해 보이려 애쓸수록 도리어 거리감이 생긴다는 역설이지요.
2위. 사랑의 언어라는 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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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대가 내 1순위 사랑의 언어를 써 줬다고 해서 더 사랑받는다고 느끼지는 않았다. — 연인 696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 |
네 번째 오해는 "상대가 내 '사랑의 언어'를 써 주기만 하면 사랑받을 것"이라는 생각입니다. 흔히 알려진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가운데 내 1순위를 상대가 맞춰 줘야 한다는 믿음이지요. 그런데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세 건의 연구에서, 응답자의 39~54%는 뚜렷한 1순위 언어가 따로 없었습니다. 또 연인 696명을 조사한 연구에서는, 상대가 내 '1순위' 언어를 써 줬다고 해서 더 사랑받는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. 정작 행복한 관계를 가장 잘 예측한 것은 순위와 무관하게 '함께하는 시간'과 '인정하는 말' 두 가지였다고 합니다. 나만의 정답을 정해 두고 상대를 그 틀에 맞추려 하기보다, 다양한 사랑의 표현을 받아들이는 쪽이 더 가깝다는 이야기입니다.
1위. 상대를 바꾸려는 시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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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행복 연구자와 관계 연구자가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?" — 해리 라이스(Harry Reis) |
마지막 오해는 "상대가 나를 더 사랑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사랑받을 것"이라는 생각입니다.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시선을 상대에게 돌려, 그 사람을 바꾸려 애쓰는 태도입니다. 두 연구자는 정작 움직여야 할 것은 상대가 아니라 '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'이라고 설명합니다. 앞선 네 가지 오해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습니다. 모두 표면의 나를 끌어올리거나 상대를 움직이려 할 뿐, 깊은 나를 드러내 '알려지는' 일에는 닿지 못한다는 점입니다. 류보머스키 교수와 라이스 교수가 7년에 걸쳐 도달한 결론은, 사랑받는 느낌이 조건을 갖추거나 상대를 바꾸는 데서 오지 않고 '있는 그대로 알려지는 것'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었습니다. 두 사람은 행복의 가장 강력한 기여 요인이 바로 이 '사랑받는 느낌'이라고 보았습니다. 사랑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답을 망설였던 그 2천 명의 모습이, 사실 우리 대부분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.
다섯 가지 오해를 따라가다 보면, 우리가 사랑받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대부분 '더 나은 나를 보여 주기'에 쏠려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. 더 매력적으로, 더 유능하게, 약점은 가린 채로 말이지요. 그런데 두 연구자가 짚은 방향은 정반대였습니다. 잘 보이려는 노력을 잠시 내려놓고, 있는 그대로의 나를 한 뼘 더 열어 보일 때 비로소 알려지고, 알려질 때 사랑받는 느낌이 자란다는 것입니다.
오늘 가까운 누군가에게 솔직한 마음 한 가지를 꺼내 보는 일이, 어쩌면 더 큰 성취를 쌓는 것보다 행복에 가까운 길일지 모릅니다. 내 주변의 관계는 어떤 노력으로 채워져 있는지, 점심시간에 한 번쯤 돌아보게 되는 연구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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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이 글은 일반 정보 제공을 위한 인사이트 큐레이션이며, 의료·금융·법률 결정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.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" |
출처
- 소냐 류보머스키(Sonja Lyubomirsky)·해리 라이스(Harry Reis),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건 우리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일까(How Can We Feel Loved If We Don't Feel Known?), Behavioral Scientist (2026).
- 위 글은 두 저자의 공저 How to Feel Loved (Harper, 2026)에서 발췌·각색된 내용입니다.



